몸은 체온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다. 그러나 외부 온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장시간 더위에 노출된 경우 체온 조절 중추가 능력을 상실하면서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임신부는 호르몬 변화와 체중 증가로 체온이 다소 높아 여름철을 견디기 더욱 힘들 수 있다.
임신 1삼분기(임신 13주까지)는 태아의 장기 대부분이 완성되는 시기다.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에 민감한 때다. 이 시기 임신부의 고열이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39도 이상의 고열에서 태아의 유산 위험성이 증가하고 특히 신경관 결손 등 기형이 약 2배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 고열이 발생한다면 담당의 상담 후 적절하게 체온을 낮춰주는 조치가 필요하며, 탕 목욕이나 사우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임신 2삼분기(임신 14~28주)와 3삼분기(29~42주)엔 심한 탈수로 인해 양수 감소증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양수량의 감소를 유발하는 원인으론 태아, 태반, 모체의 당뇨병 등 다양하다. 그로 인해 사산, 기형, 태아 성장 지연에 이르는 다양한 임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땀띠 발병 주의하고 물 섭취 늘려야
임신부가 여름철 무더위를 잘 이겨내려면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유가 있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어 몸을 시원하게 하고, 땀띠가 날 수 있으므로 면 소재 옷을 활용하고 복부와 가슴을 압박하지 않는 임산부용 속옷·옷을 입는 것도 도움된다. 사타구니와 겨드랑이는 샤워 후 잘 말려주고 안전한 연고를 처방받아 바르는 것도 좋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양승우 교수는 “충분한 수분 섭취는 필수적이고 수분을 배출하는 염분이 높은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며 “다만 카페인 음료나 당 성분이 많은 주스를 섭취하기보다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과도한 냉방기 사용도 되도록 피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보다 24~26도 사이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 한낮 더운 시간엔 외출을 삼가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시간대에 실외 산책을 할 것을 권한다. 양 교수는 “고열을 유발할 수 있는 독감이나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도 힘들고 이해하기 어려운 모든 임신 상황에 대해 가족이나 주변 사람과 공유하고 담당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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