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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모유 속에 아이 심장 발달 '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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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립심혈관연구소 연구팀
"초유 속 GLA, 심장 발달 핵심 역할"

아기가 태어난 직후 먹는 어머니의 모유 속에서 심장 발달의 핵심 성분이 발견됐다. 모유를 먹으면 아이의 심장이 더 튼튼해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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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립심혈관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같은 동물 실험 결과가 담긴 논문을 게재했다. 어미 쥐의 모유 속 특정 성분이 새로 태어난 새끼 쥐의 심장 근육 세포에 이전과 다른 영양소가 공급되도록 촉진하며, 이것이 어른이 되어도 심장 근육 세포들이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작용은 생후 24시간 내에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통 심장 근육은 심근 세포(cardiomyocytes)들로 구성돼 있으며 일정한 박자로 뛰면서 심장 박동을 만들어 낸다. 태아 일때 심근 세포들은 처음에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과 젖산을 사용하다가 세포 성숙기에 접어들면 지방산을 쓰게 된다. 아직까지 이런 과정이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연구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일부 새끼들에겐 일반 사료를 먹인 어미의 모유를 주고, 다른 새끼들에겐 무지방 사료를 먹은 어미의 젖을 먹였다. 그러자 지방 성분이 부족한 어미의 젖을 먹은 새끼들은 심장에 이상이 생겨 대부분 생후 2일 만에 사망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를 계속했다. 어미 쥐들의 젖을 짜내 성분을 분석한 결과 감마 리놀린산(γ-linolenic acid·GLA)라는 물질이 원인으로 떠올랐다. GLA는 인간의 모유에서도 발견되는데, 몸에서 만들어 내지 못하고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무지방 사료를 먹은 어미 쥐들에게 GLA를 투여했고, 이 어미 쥐들에게서 나온 모유를 새끼 쥐들에게 줬다. 그러자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이전과 달리 새끼 쥐들이 계속 생존하면서 지방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활동이 증가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쥐 심근 세포에서 GLA를 흡수하는 레티노이드(retinoid) X 수용체(RXR)를 확인했으며, GLA와 RXR과의 연결이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전환하는 것을 촉진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또 RXR이 GLA와 결합한 후 활성화되는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냈다.


롱 티안 미 워싱턴대 교수는 "GLA 외에 비타민 A 등 다른 성분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RXR이 제거된 쥐를 통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성인 심장병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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